DMZ미래연합의 임진각 안보견학

관리자
2022-03-06

제3땅굴/도라산역/도라전망대/통일촌

 

2021년 5월 28일 새벽부터 천둥까지 울리며 비가 쏟아졌다. 그래도 일단 일정을 잡았으니 용산의 서정복 회장님의 집에서 만나 한 차로 임진각을 향해 출발하였다. 코로나 시기 이기 때문에 멤버는 이춘호 상임대표, 방효복, 서정복 공동대표, 그리고 최경국 사무총장 네명으로 잡았다.

비를 뚫고 자유로를 지나가는데 점점 빗방울이 가늘어지며 구름 사이로 빛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서정복 공동대표님의 안전운행으로 임진각에 도착한 시간은 9시30분 경이었다. 주차장 한 가운데에 있는 안보견학매표소에서 10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하였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평화누리공원에 들렀다. 평소에는 가족단위로 산책을 나오는 곳이지만 오늘은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까지 비가 내렸기 때문에 공원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잔디밭 곳곳에 조각품들이 놓여 있는데 바람의 언덕의 조각품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공원 옆에는 놀이기구도 있으니 날씨 좋은 날 가족과 함께 피크닉 가기에도 좋은 장소로 꾸며져 있다.

10시가 되어 버스를 탔는데 기사분이 아주 유모어 넘치게 안내방송을 해 주셨다. 전체 11명 밖에 없었는데 멕시코에서 온 여성 외국인이 2명이 있었다. 멀고도 먼 나라에서 한국까지 와서 남북의 긴장상태를 보러 왔다니...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고개가 숙여진다.

버스를 타고 도라산전망대를 가는 도중에도 헌병들이 올라타서 주민등록증을 확인하였다. 이곳이 자유로운 타 지역과 다르다는 긴장이 전달되는 일이다. 도라산전망대로 올라가니 망원경들이 놓여 있었다. 망원경으로 보면 바로 앞에 개성공단이 보인다. 2020년 6월 16일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는데 그 옆의 개성공단 지원센터가 랜드마크가 되어 찾기 쉽다. 대화가 잘 안된다고 건물을 폭파시키는 북의 야만적인 행사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북쪽에서 파고 들어오는 땅굴이 1971년부터 굴착되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50년 전의 전쟁야욕이나 지금이나 별로 바뀐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DMZ는 한국어로 비무장지대라고 번역이 된다. 남과 북 전쟁의 완충지대. 철조망으로 둘러처진 휴전선은 약 250km에 이르른다. 이 지역을 땅 속으로 파고들어온 제3땅굴이 이곳에 있다. 카메라와 핸드폰을 보관시키고 머리에 안전모를 쓰고 지하로 내려가는 콘크리트 길을 한참 내려가다 보니 북한측이 파놓은 땅굴로 접어들었다. 굴은 단단한 화강암을 파고 들어선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땅굴이라고 들었을 때는 땅 속의 흙을 팠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단단한 화강암을 다이나마이트를 폭파시켜서 암반을 파고들어왔다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1974년에 북한에서 귀순한 김부성씨가 땅굴을 제보하면서 발굴작업이 시작되었고 1978년에 제3땅굴이 발견되었다. 지하73m의 암석층을 뚫어서 만든 땅굴이기 때문에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갈 수 있으나 이날은 점검일이어서 우리는 358m에 이르는 급경사를 걸어서 내려갔다. 적갱도는 265m까지 남겨놓고 북에서 넘어올 수 없도록 차단벽을 쳤다. 높이와 폭이 2×2m로 1시간당 약 3만명의 병력이 이동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지금 발견된 남침땅굴은 총 4개이다

 

1997년 미국 해병대가 발간한 《북한 핸드북(NORTH KOREA COUNTRY HANDBOOK, MARINE CORPS INTELLIGENCE ACTIVITY)》에 따르면, 남침 땅굴은 모두 합하여 20여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북한 핸드북》에는 발견된 4개의 땅굴 위치와 제3땅굴의 구조를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DMZ를 무력화시키고 남한으로 진공할 수 있는 땅굴을 몰래 뚫어 놓은 것을 보고 지금 남북한이 전쟁중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제3땅굴을 나와서 버스로 통일촌으로 들어갔다. 통일촌으로 가는 길에 파란색 팻말이 있고 도로에 파란색으로 줄이 그어져 있었다. 팻말에는, “주의 귀하는 지금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하는 비무장지대로 진입(접근)하고 있는 중임”이라고 쓰여있었다. 지금까지 비무장지대 안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통일촌으로 들어가니 모든 집에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었다. 이곳은 일년 내내 태극기를 게양한다고 한다. 버스가 직판장에 멈추었다. 이곳은 주위에 공장이나 오염원이 없어 무공해 청정자연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팔고 있다. 양질의 농산물을 구입하여 다시 버스를 타고 나왔다. 이곳이 마지막 안보관광지로 전체 2시간 30분이 걸렸다.